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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1 Khuri (8)

from travelog 2012. 1. 16. 23:56



(쿠리의 초등학교)


1박 2일의 카멜 사파리를 마치고 아침에 숙소로 돌아왔다. 슬슬 달구어지는 모래 위의 마을에 인기척은 거의 없다. 우리나라 영월같이 한때의 영광을 뒤로 하고, 이제는 탄광의 흔적만 남은 곳 같은 느낌. 심리적으론 모래 날리는 폐허속에 갇힌 압박감이 생겼다. 다들 어디서 뭐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검은 염소가 말한다.
-이보게 여긴 내구역이니 돌아가 줄 수 없겠나







 

인도에서 코크는 생명수.  코크 좋아하지 않는데, 푹푹찌는 인도에서 살아남기 위해 하루에 몇병씩 섭취했다. 
 

 

 

나만 보면 1Rs나 포토 머니를 외치를 아이들. 골목만 들어서면, 애들이 뛰어나와 날 정신없게 만든다. 난 진짜 돈없는 여행자였기에 오히려 애들에게 1Rs를 외쳤다. 맨발로 다니는 아이들

 

 

이방인은 나 혼자였는데, 독일인이 한명 왔다. 키는 나만한데 좀 무서운 인상. 오자마자 카멜 사파리를 떠났다. 굿럭 다만 가이드가 어린 아이였던게 마음이 좋지 않다.  

결국 반나절만에 돌아온 독일인은 사파리가 맘에 들지 않았다며, 아이에게 팁을 짜게 주었다. 이 정도 사파리에서 팁은 보통 100Rs 정도인데, 20Rs를 줬다. 독일인 사정이 그렇게 어려운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 더운날 낙타 끌고 걸어다닌 애한테 20rs라니..개자쉭  (20rs면 코크 한개 값 정도였던 걸로 기억한다)

 
 

 

 

 

 

바람부는 사막에서 깃털을 펼치고 으스대는 허세의 수공작을 봤다. 그정도면 허세부려도 돼라고 인정할만큼 시선을 확 뺐겼다. 한국에선 한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큰 동물들과의 길 위에서의 마주침은 지금까지도 내게 큰 충격과 경이로움으로 남겨져있다. 방어막이 있는 사파리 이런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경험이다. 생생하다. 언제가 올라올 사진이겠지만 코끼리와 마주쳤을때의 그 짜릿함과 공포는 말로 못한다.   
 

 




왕복 2시간을 걸어 물을 길어다가 먹는다. 모래와 햇빛으로부터 호흡기를 보호하기 위해 스카프는 필수다.








나도 역시..........




 
저멀리 물담긴 항아리를 머리에 이고 걸어가는 아낙들의 모습이 보이다.
 

 

 
동네 아이들의 놀거리는 낙타뿐..10살정도의 아이들이 낙타 모는 기술이 상당하다. 다만 좀 짓궂다. 낙타에 앉은 채 나를 위협했다. 이런 아이들은 조심해야 한다. 얕보이면 계속 귀찮게 굴게 뻔하기 때문에 확실히 혼내줘야 한다. 그리고 동네가 작기때문에 얼굴을 기억하고 게스트 하우스 주인에게 일러주면 된다. 
 

 

 

 

쿠리에서 심심했는데, 한국인 우룡이와 프랑스인 토마가 합류했다. 우룡인 이후로 나와 다른 지역에서 다시 만난다. 그리고 내 여행에 큰 도움이 되준 고마운 친구다. 토마는 영어를 싫어하는 전형적인 프랑스인..
우리에게 영어 너무 어렵다고 빌어먹을 영어라고 ㅋㅋ

 

 

 

 

 나도 어렵다. 영어 ㅋㅋ
 
이 날 이 친구들과 야외에서 하늘 가득한 별을 보며 잤다. 
 

 

 

인도에 다녀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부분이 있다. 오물로 뒤덮인 거리와 잘 씻지 않는 사람들. 오염과 위생에 대한 부분. 우리나라는 길거리에서 똥과 쓰레기를 보기 쉽지 않은 나라다. 또한 주인 없는 개가 돌아다니면 유기견으로 판단하여 잡아 가두거나 광견병의 염려로 절대 개를 가만히 두지 않는다. 근데 인도에서 겪어보니 우리는 정말 인간중심으로, 인간만을 위한 환경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우리나라는 동물, 곤충과의 공존은 언감생심이다. 그냥 인간만 사는 환경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인간은 스스로 생태계에서 분리를 자초하며 고립 돼가고 있는 건 아닌가 싶은 우려가 있다. 


쿠리에서 마지막 날.
동네 아이들이 포토 머니와 쵸콜릿을 달라고 쫗아다니는 모습이 이제 귀엽다. 어리광 부릴 2~3살 된 아이들이 머리에 소똥을 얹어 나르면서 가사일을 돕는다..

내가 묵었던 게스트 하우스의 12번째 아들 마거(9살)와 친해졌는데, 내일부터는 그 녀석의 카드 묘기가 실패하는 모습을 보지 못한다는게 많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의젓한 마거는 나를 손님으로 대우하며 매순간 기쁘게 해주려고 노력했다. 잊지 못할 까마득한 밤하늘을 보며, 마음 빈 곳 어딘가에 별빛을 담아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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