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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4.02~4 Jodhpur (11)

from travelog 2012. 7. 18. 23:50






숙소로 돌아가니 쿠리에서 만났던 우룡이 짐을 풀고 있었다.그러고 보니 우룡이가 쿠리에서 이 게스트 하우스를 얘기했던 것 같기도 하고... 암튼 여행자끼리 묵는 숙소만 달라도 여기저기 돌아다니기 바쁘니 마주치기 힘든데, 인연이긴 했나보다. 아마도 내가 숙소를 옮기지 않았다면, 그와 다시 만나지는 못했을 거라 생각한다.








죽이 잘 맞았던지, 우리 둘은 이곳에서 일정을 공유하기로 한다. 인도인들이 그의 디카에 보이는 관심에 나도 고집 부리지 말고 , 디카 하나 챙길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인도인들은 본인이 찍힌 사진을 확인하는 걸 무척 좋아한다. 난 사진찍고 보여 줄 수 없어 미안하다는 제스처를 할 때가 많았다.


우룡이는 이번이 첫번째 배낭여행이라고 했었는데, 그 후로 자주 해외 배낭여행을 다니는 것 같다. 지금은 4년만에 다시 인도를 여행하고 있는 중이다. 또 그는 굉장히 낭만적인 친구였다. 동전과 편지로 인도 곳곳에 보물찾기 놀이를 하고 있었고, 그의 친구들이 인도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와서 인도인 친구들을 찾아가 전해주고 있었다. 여행 초반에 좋은 사람을 만난 건 나의 복이었다.



































돔이 보이는 곳이 로터리. 그 안에 경찰이 서있다. 횡단보도 따위는 거의 지워져 있다.











숙소에 우룡이 말고, 한국 사람이 한 명 더 있었다. 지은씨. 나보다 몇 일 먼저 와서 묵고 있었던 것 같았고, 뭔가 시니컬해 보이는 인상을 가지고 있었지만, 나와 우룡에겐 친절하게 대해줬던걸로 기억한다. 홍대생으로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다고 했다. 하이힐을 아주 사랑하는 도시적인 분이셨다. 명함도 받았다! 지은씨의 안내로 우리 3명은 인도에서 유명한, 몇 번쯤은 먹어봐야 하는 탄두리 치킨집으로 갔다. 인도 풍물에 지식이 없던 나는 그런게 있는지도 몰랐다...-_-;; 그을림이 가득한 한 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먹은 탄두리 치킨은 살짝 맵고, 짭쪼록하면서, 탄 맛까지 살짝 가미된 음식이었다. 닭 자체의 맛보다는 양념이 참 맛있었다.  












다음날 우룡과 나는 이곳을 대표하는 유적지를 방문하기로 한다. 숙소에서 멀지 않았다. 좁은 골목길을 따라 한 눈 팔지 않고 20분정도 올라가면 Meherangarh Fort (메헤랑가르 성) 이 있다. 아! 저 지평선! 우리나라도 땅이 넓었다면! 










근데 우리가 해찰하지 않고 얌전히 올라갔을리 없지. 우린 여행자니까. 호기심에 여기저기 구경하면서 사진도 찍으며 천천히 올라간다. 성까지 올라가는데 한 시간정도 걸렸을 듯 싶다. 
















인도 골목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친다. 서울에 와보니 내가 사는 한국 골목엔 아이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출산의 영향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대부분 집에서 게임을 하거나 학원을 다니기 때문일 것이다. 애들이 뛰어놀아야 할 시간에 놀이터도 텅 비어있다. 그리고 한국은 골목이 사라지고 있다


















































Meherangarh 은 돈이 아깝지 않은 유적지였다. 250rs. 보존 상태도 좋았고, 볼거리도 많았고, 관람객을 배려하는 서비스들도 인도의 다른 유적지와 비교해도 월등했다. 음성 서비스로 일본어까지 있었는지, 한국어 서비스까지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하지만 서비스가 좋았다는 기억은 분명하다. 









































성에 살던 왕과 왕비가 봤을 풍광


























내가 봐도 좋은 사진이다...헤헤 











































성이 굉장히 크다. 돌아보는데 2~3시간이 넘게 걸렸다. 방들은 커다랐지만 이동하는 층계와 복도는 다소 좁았다. 왜 그럴까...그 묘한 대조도 인상 깊었다.















왕의 방. 굉장히 화려하다. 저게 지금도 금인지 모르겠지만, 당시엔 분명 금이였을거다. 당시의 위엄이 눈에 선하다.












서양의 르네상스 시대나 낭만주의가 득세하던 시대보다 더 화려한 장식들이 아닐까 싶다. 


























너무 덥다 보니..모두 그늘에. 이 절묘한 타이밍이라니!














관리인













왕비의 사랑방 














감탄이 나오던 풍광. 여기 올라와 쉬고 있으니 이 마을에 사는 사람들이 부러웠다. 이 곳에 올라 마을을 내려보는 주민의 눈에는 자긍심이 넘쳤다. 주민으로 보이는 남녀가 나란히 앉아 풍광을 감상하는 모습이 참 낭만적이었다. 성을 내려와 번화가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에 먼지 폭풍이 들이닥쳤다. 도시 전체가 정전되었고, 땅의 오물이 하늘 높이 솟아 떠다녔고, 재래시장의 간이 천막들이 새의 날개처럼 펄럭이며 사람들 머리 위를 빙빙 돌았다. 













사진 한번 찍자면 이렇게 다들 모여든다. 쾌활한 사람들이다. 끈적인다고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이런 인도인들이 좋다. 














자연스레 포즈도 잡아주고. 나중에 사진 들고 가서 전해주고 싶다. 진심으로 













억세고 말많고 시끄러운 아줌마와 흥정하는 모습을 보니 10대로 보이는 소년 사장의 수완이 좋아 보였다. 내가 인도인들의 성실함과 생활력에 감동과 함께 찬탄을 보낸 적이 몇 번 있는데, 그 얘기는 나중에 천천히 하겠다. 




















인도에서는 아이가 아이를 안고 다니는 광경을 자주 봤다. 











있는 집 자식...ㅎㅎ


새벽, 아침에 길가에서 짜이를 먹으며, 여유를 부리고 있을때면 인도 아버지들의 부성을 느낄 수 있다. 막 일어나 눌린 머리 그대로 나와 자식들을 오토바이나 자전거에 태워 등교시키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기 때문. 그러지 못한 집은 합동 릭샤에 태워 배웅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조드 푸르는 대도시이지만, 오래 머물 만한 곳은 아니라는 생각에 우룡이와 나는 pushkar(푸시카르)로 이동하기로 한다. 그와의 동행은 아마도 거기까지 일 듯. 조드푸르에서 푸시카르까지 한번에 가는 버스가 없어 우리는 ajmar(아즈마르)로 가서 갈아 타기로 한다. 숙소에서 버스 예약을 했다. 130rs. 귀찮은 것 싫어하는 사람은 숙소에서 예약하는게 나쁘진 않지만 직접 여행사를 찾아가는 것보다는 당연히 비싸다. 중개인이 돈을 먹기 때문. 또 간혹 자리를 확정받지 못하거나 숙소에서 알려준 자리가 엉터리인 경우도 있다. 되도록 여행사에서 직접 예약하는 게 좋다. 











아침에 숙소를 나와 버스를 기다리는데 갑자기 비가 내린다. 어쩌나 싶었는데 비 오길 기다렸다듯이 때마침 나타난 버스. 나와 우룡은 운전석 바로 뒷자리에 자리를 잡는다. 












나름 감성 사진인데, 귀신같아 보일려나..












조드푸르를 벗어나 한참을 달리도록 비가 창문에 때렸다. 조드푸르에서 아즈마르로 가는 길 옆으로 빗겨선 돌산들이 인상깊었다. 내가 만약 이곳을 혼자 오토바이로 달리고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라는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묵을 곳은 있을까? 













우룡이와 영화 얘기도 하고 다양한 화제로 두런두런 얘기하면서 갔다. 또 둘다 침묵할 땐내가 인도에 온 동기에 대해 다시 생각보기도 했다. 그 이유를 일기장에 적어 놓기는 했지만...여기에 차마 쓰진 못하겠다..-_-;; 


원래 푸시카르는 인도 여행을 다 마치고 여행자들이 마지막에 들르는 곳이다. 힌두교 성지로 채식만 가능한 곳이지만 휴양하기 좋고, 쇼핑하기도 좋다. 이 곳에 기념으로 살만한 예쁜 것들이 많다고..직접 가보니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난 나중에 북부에서 델리로 나갈 생각이라 이 중부에 다시 올 계획이 없었기에 우룡이와 동행하기로. 그리고 푸시카르에서 생각지도 못한 사람을 또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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